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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에 어느 PR인이 쓴 내용인데 무척 공감한다.
제목은 "이명박은 왜 지난 대선에서 이겼나?(스토리텔링과 세계관)"이고 출처는 http://www.prexit.com/search/이명박

정말 왜 이명박은 압승을 했을까? 아직도 Why라는 질문은 계속 든다. 그가 집권한지 2년이 넘어 벌써 많은 일이 있지 않았던가. 4개당, 광우병, 세종시로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했다. 이른바 시대를 타는 건데, 노무현의 경우 노사모를 비롯한 많은 진보라 일컫는 이들이 노무현에게 표를 던졌고, 이명박의 경우는 한마디로 부자되는 대통령이란 concept으로 당선이 된 것이다.

노무현의 상징성은 고졸, 농민의 아들, 지역주의 타파, 먼가 울림이 있는 연설 그리고 그의 유명한 청문회에서의 명패 던지기 정도이다. 이 상징성이 국민경선에서 그를 돋보이게 했고 여론이 생기고 결국 마지막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반면 이명박은 청계천, 버스전용차선, CEO, 경제 이정도이다. 특히나 실제 경제생활을 하는 30~50대의 이명박 지지율은 굉장히 높았으리라 추측한다. 우리 부모님을 비롯해 주위분들은 이미 조중동의 Anti-노무현 Frame에 빠져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라디오 삼국지에서 원소와 조조 사이에 젊은 인재들이 조조에게 모여든 이유 중 하나로 조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진보(?)세력의 일종이었다는 점이다. 4대에 걸쳐 삼공이 배출된 명문가인 원소는 기득권이었고 "change the world"라는 구호가 없었던 셈이다.


아래 글 중에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하기를 무척 싫어한다."    이게 바로 투표성향인 것이다. 아무리 진보세력이라고 생각하는 20대가 기득권이 부패했고 나쁘다 해도 조중동을 구독해오신 부모님을 설득한다는 건 Never Impossible 이다. 그 부모님이 직접 다른 매체를 통하고 비교해야 가능하지만 부모님들은 보던거에 맹신한다는 점이다. 타인을 틀렸다 라고 하는 건 잘못된 표현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다른 관점,시야을 제공한다는 건 PR인으로서 갖고 있어야 할 덕목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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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동안 지난 대선의 결과를 이해 하지 못했다. 각종 범죄기록, 각종 부정적 스캔들, 일반 국민에 미치지 못하는 도덕성. 지도자가 가져서는 안되는 치명적 흠결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MB는 대통령이 됐다. 국민들의 낮은 민도? 지역감정?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프레임 싸움의 패배? 신자유주의 흐름때문에 심해진 양극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납득하지 못헀다. 정동영씨의 깜냥 미달..? 머 것도 이유로 친다면 한가지가 될 수 있겠다. 그럼에도 결코 이해할 수가 없었다. 500만표 차로 이겼다는 것은 내가 가진 상식에 있어 국민 대부분이 도대체 미치지 않고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만의 의문은 위 책을 만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그들(소비자, 유권자 등)의  세계관은 마케터(정치 지도자)를 만나기전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을 설득하려고 하지 마라. 엄청난 액수의 비용을 쏟아부어도 그렇게 확고히 형성된 세계관을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대신 그들이 듣고 싶아하는 스토리를 들려줘라!

이것이 나의 무릎을 치게한 문구이다. MB는 사람들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만드는데 성공했기때문에 당선이 된것이다. 반면 정동영은 그런 스토리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MB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날이 갈수록 삶의 무게는 팍팍해 진다. 앞으로는 돈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도덕 이런것보다는 경제(실제로는 경기)를 살릴 수(부양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일자리는 CEO 출신이 더 잘 만들 것 같다.
 이것이 2007년 말에 대한민국 유권자의 50퍼센트 이상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었다. 

MB는 서울시장 재직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갔다. 나는(MB) 당신(국민)들이 좋아할 돈을 잘 벌수 있게할 지도자이다. 어떠한 방해에도 나는 내 목적을 달성한다. 그 사례가 바로 청계천이요, 버스중앙차선제요, 동대문 운동장 정리요, 나는(MB) 확실하게(?) 성과를 낸다. 그게 바로 서울의 숲이요, 서울 광장이다.
나는 말많고 되는게 없는 여의도 정치인과 다른 지도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보다는 중도에 가깝고, 계급의 가치에 유연한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다. 한때 학생운동도 했다점도 더욱 그런 스토리를 강화시킨다.

MB가 만든 스토리는 이나라 유권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산층, 그리고 서울 및 경기도민들의 세계관에 결정적으로 부합했다. MB가 만든 스토리가 사실이던 아니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일단 그들 유권자가 좋아하는 세계관에 부합한 스토리를 들려주면 유권자는 스스로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믿는다. 이때 상대편 특히 민주당 정동영 측은 그런 스토리가 절대 진실이 아니라고 떠들어봐야 먹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권자(소비자)는 일단 누군가(MB)의 스토리를 선택(구매)하고  그 거짓말을 신뢰하고 있다면, 그로 하여금 생각을 바꾸도록 설득한다는 것은 그가 틀렸음을 스스로 인정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하기를 무척 싫어한다.

바로 이점이다. 그래서 명박 스토리에 반대되는 팩트를 떠들어봐야 효과적이지 못하다. 차라리 DY는 자신만의 확고한 스토리를(유권자들의 세계관에 잘 부합하는) 만들어서 한판 싸움을 벌였어야 헀다.

이런 점은 지난 대선뿐만 아니라 노무현이 승리했던 2002년이나 DJ가 승리했던 97년 선거에서도 동일하게 작동됐다. 당시 유권자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에 부합된 내용을 떠는 후보가 승리한 것이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대선 역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민주건 공화건 미국 유권자 대부분은 이제 이라크 전쟁이 잘못됐고, 현재 미국경제가 엉망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따라서 앞으로 지도자는 부시와 달리 신뢰할 수 있는 판단을 하길 바란다. 또 군사력보다는 대화를 통해서 세계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뜨거워지고 있는 계층간의 갈등, 인종간의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통합형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 이런 유권자들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내놓은 사람이 바로 오바마다. 특히 인종간 투표성향때문에 얼마전까지 핀치에 몰렸지만 다시 회생하게 된 것은 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왔다.
반면 무명의 페일린 지명, 네거티브 캠페인, 급작스런 토론회 연기 요청 등 매케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믿음직스럼움, 국가에 대한 강력한 로열티 등의 스토리를 약화시켰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미 대선에서도 여전히 스토리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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